6월 홋카이도 삿포로 카츠라 골프 후기

삿포로 카츠라 골프 클럽은, PGM 소속 골프장으로, 그랜드 PGM 등급에 속하는 골프장 중 하나다. PGM 소속 골프장은 일본 전역에 약 150여개 정도이고, 그 중 그랜드 PGM은 17개이다. 카츠라는 그랜드 PGM 중에서도 상당히 탑급이라고들 하던데, 다른 그랜드 PGM 골프장은 한 곳도 안 가봐서… 가봐야겠다. (!?)

각설하고, 타임라인대로 써보는 삿포로 카츠라 골프 후기. 글이 몹시 길어질 것 같으므로 먼저 요약.

  • 페어웨이/티박스 컨디션 최최최상
  • 아쉽게도 그린 스피드 안 빠름 약 2.6~2.7 정도?
  • 울창한 나무와 일본 골프장의 정수가 느껴지는 듯한 구장 무드.
  • 1인당 36,000엔 아깝지 않음. 삿포로 가는 골퍼에게 무조건 추천. 삿포로 다시 간다면 또 갈 것임.

    삿포로 골프 예약

    카츠라는 라쿠텐 고라 에서 예약했다. 예약 시 확인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티타임 6/23 (일) 12:15
    • 캐디 없음
    • 5인승 전동 카트
    • 식사 불포함
    • 연습 레인지 있으나, 불포함
    • 가격 36,320엔
    • 무료 취소 기한

    보통 생각하는 일본 골프장보다 가격이 조금 비싼 듯도 싶지만, 우리나라에서 조금 비싼 곳의 그린+카트+캐디 합친 것보단 싸지 않냐며. 아빠의 여름 휴가인데 좋은 곳으로 가자! 하며 예약 완료. 일본 골프장 자세한 예약방법은 👉이전글👈 참고 (ʃƪ ˘ ³˘)

    캐디없는 셀프 플레이다 보니, 홈페이지에서 홀별 공략도 미리 캡쳐해갔다. 거리는 야드로 표기된다.

    카츠라 골프 후기

    카츠라 골프 후기

    미리 가서 레인지 구경 및 연습도 하고, 점심도 먹을 생각으로 일찍 가기로 했다. 우리가 묵었던 퀸테사 호텔 삿포로에서 카츠라 골프 클럽까지는 1시간이 살짝 덜 걸렸고, 티타임은 12:15 였는데 2시간 일찍 도착했다.

    일본 한국 미국 어디든 골프장 입구부터 설레는 것은 만국 골퍼 공통일 듯 싶다.

    우리 중 일부는 골프옷을 입고 갔고, 일부는 일상복을 입고 가서 갈아입었다. 예전에는 골프복을 입고 오면 안된다는 골프장이 많았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후 많이들 풀린 듯하다. 다만 요즘 젊고 힙한 서타일인 카라가 없는 골프복 등은 플레이가 불가하다는 복장 규정은 있는 것 같았다.

    참고로 우리가 갔던 6월 말 삿포로 골프장은.. 생각보다 추웠다. 😨
    거의 봄 착장 정도로 입고 갔는데, 얇은 스타킹과 얇은 점퍼 하나가 더 있었다면 딱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우리가 갔을 때는 약간 흐리고 미스트 같은 비가 올랑말랑한 날씨라, 해가 쨍쨍한 날은 훨씬 따뜻하겠지만… 날씨는 복불복이니 옷은 여유있게 챙겨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 한여름에 삿포로로 골프 휴가를 온다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체크인하면서 90%의 일어와 10%의 영어로 소통을 했고, 혹시라도 캐디 추가가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예약 시 확인했던 것처럼 우리 티타임에는 이미 가능한 캐디가 없어서, 예약한대로 셀프 플레이 하기로 했다.

    체크인 하면 아래와 같은 락커키를 준다. 일부 태국/미국에서도 이런 락커키였던 걸로 기억. 라운딩 중간 간식을 사먹을 때도 이 락커키를 보여주면 그 락커키 넘버로 금액을 달아준다. 또는 현금 계산해도 된다.
    락커키 지갑(?)을 열어보면, 종이 스코어 카드와 연필이 있다. 셀프라운딩이다보니 매 홀 스코어를 입력할 정신은 없었어서 스코어는 모니터에 입력하고, 모니터를 사진 찍어왔다. 물론 지금 두달이 지나도록 종이 스코어카드에 옮겨적진 않았다.. ^^;

    락커룸 사진은 못 찍었는데, 우리나라 클럽하우스 골프장보다는 훨씬 소박하다. 카츠라는 그나마 명문 구장이라 좋은 편이었던 것 같긴 하다. 엄마는 캐리어형 보스턴백이었는데, 락커 구조가 이게 안 들어가는 (!?) 구조여서 당황했지만 락커 중간에 있는 선반 같은 것을 뺄 수 있어서 그걸 빼고 겨우 넣었다.;; 나 이런거 사진 안 찍고 뭐했냐구…

    그리고 식당으로. 코스가 잘 보이는 테이블로 자리 잡았다. 10번홀 그린 앞에서 식사하는 느낌. 여기서만 봐도 벌써 코스 컨디션이 좋은 게 느껴져서 설렘 충만했다.

    카츠라 골프 후기

    메뉴판 사진 또 대충 두 페이지만 찍었지만. ㅠ_ㅠ 우리는 돈가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카레, 라멘을 시켰고 넷 다 성공적이었다. 대존맛!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됐다 싶은 ㅋㅋ

    아침 10시부터 생맥주 어떤디.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는 기회가 될 때마다 마셔야지 않겠냐며 목만 축이자며 넷이서 한 잔만 시켰다가, 한 잔을 추가하고, 또 한 잔을…

    카츠라 골프 후기
    카츠라 골프 후기

    그리고 정말 일본스럽게도, 레스토랑 안에서 모두가 조용히 식사를 했다. 퍼블릭한 장소에서 데시벨 낮은 문화 너무 사랑함. 식당에는 우리말고도 한 3~4 테이블 정도 식사중인 팀이 있었는데, 1팀만 한국인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일본 현지인분들이었다. 일본 현지인들은 대부분 나이가 꽤 있으신 것 같았다. 제일 어린 나이대가 40대 정도? 카츠라에서는 2030 현지인 골퍼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식당 앞 액자. Love Life. Love Golf. 💚💙🤍

    카츠라 골프 후기

    식당 밖으로 내려가 스타터에 가서 레인지에서 연습하고 싶다고 했더니 방향을 알려주신다. 키카드를 보여주고 돈을 걸었던가.. 현금을 냈던가.. 공 나오는 기계에서 돈을 냈던가.. 기억이 안 난다. ㅠㅠ 몹쓸 기억력. 사진도 안 찍는 몹쓸 게으름.

    잔디 레인지는 사랑이다. 개인적으로 잔디 레인지에서 20여분 몸 푼 날에는 훠어어어어얼씬 더 샷이 낫다. 레인지에서 쉬엄쉬엄 치느라고, 퍼팅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삿포로 카츠라 골프
    삿포로 카츠라 골프

    엄마 너무 내 반쪽. ( ?˙࿁˙ )˙࿁˙ )˙࿁˙ ) 착시 아님 주의..
    엄마랑 나랑 연습하는 거 보면서 세상 제일 행복한 우리 아빠.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난 왜 그렇게 골프를 늦게 시작했을까. 부모님이랑도 좀 더 다닐걸. 앞으로도 또 여행와야겠다 생각이 든다. 근데 이번 삿포로 여행 엄빠가 쏘심. 나 효년과 효녀의 사이 어디쯤.

    OUT 코스로 시작한다.

    홀마다 안내되는 거리는 야드 기준. 카트 모니터의 야드, 눈대중 느낌(!), 각자 거리측정기로 알아서 셀프 플레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골린이지만 캐디 있는 것보다 셀프 플레이를 훨씬 선호한다.

    카트는 전동카트로 최고 속력으로 풀악셀 밟아도 매우 느리며, 카트가 이동할 때 소리가 작진 않다. 첨에 약간 운나쁘게 오래된 구린 카트를 받았나 싶었지만 옆홀 카트 가는 거 보니 똑같았다. 카트 리모컨은 하나 주어지니 넷 중에 카트 관리를 맡을 사람이 바지에 차고 있으면 된다.

    엄마랑 나는 짐을 줄이고자 골프백 1개만 가져왔다. 해외 일부 골프장들은, 반드시 명수대로 골프백 필수인 곳이 있어서 미리 문의했고, 둘이서 하나의 백만 가져가도 됨을 확인했다. 드라이버, 샌드, 퍼터, 7번만 2개를 챙겨왔고 나머지 채는 공유했다. 이젠 좋은 채로 치면 좋은 줄 조금 알겠다. 엄마 마제스티 가볍고 찰지고 좋다. 아무튼 좋다.

    삿포로 카츠라 골프
    삿포로 카츠라 골프

    티박스부터 상태 감동적이고요.

    삿포로 카츠라 골프

    파5 3번홀. 중간에 크릭이 있고 티샷을 잘 쳐도 까딱하면 라이 안 좋은 곳에서 세컨을 해야한다. 사진상으로는 티가 잘 안 나지만, 왼발 내리막, 공이 발보다 높고, 러프… 에서 난 5번 하이브리드로 오잘공을 쳤다. 지금 생각해도 짜릿함. ✧ꉂ(σ▰˃̶̀ꇴ˂̶́)σ✧

    삿포로 카츠라 골프

    전체적으로 키 큰 나무들이 울창하고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많이 보이는 나무들이랑은 다르다. 엄빠가 무슨 나무라고 알려줬는데.. 기억 안 남. 그리고 나무가 우리나라 산악형 골프장처럼 빽빽하지 않아서, 나무 숲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만 않아서 찾기만 하면 샷하는 것도 아주 어렵진 않았다.

    삿포로 카츠라 골프
    삿포로 카츠라 골프
    삿포로 카츠라 골프

    파쓰리마다 있던 그랜드 PGM 숏티와 비교적 짧았던 어딘가 파3. 하지만 짧다고 온이 되는 것은 아니쥬. ㅠ

    일본 그랜드 PGM
    일본 그랜드 PGM

    또또X2 감동스러운 티박스 사진 한 장 더.
    다만 사진은 없지만 아쉽게도 그린이 느린 편인 점은 몹시도 옥의 티였다. 체감상 2.6 정도. 이렇게 잔디 관리를 잘 하는 골프장이 왜 그린은 느린 것일지 의아했다. 다음번에 또 가게 된다면 빠른 그린 구다사이…

    이 날 나는 드라이버가 잘 안 맞으니 레귤러온 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후반 한번씩 간단한 스낵 및 음료를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삿포로 맥주 당연히 마셔주고요.

    마지막 18번홀 티박스에 서면 앞에 가쓰라 나무가 보인다. 가쓰라 나무의 왼쪽을 타겟으로 티샷을 잘! 치면 된다. 실제로 나무 앞에 가서 보면 나무가 정말정말 크다.

    그리고 다시금 나 혼자 100개 넘게 침 ^^
    다들 평소 핸디보다 최소 5개 이상씩은 더 치긴 했지만 아무튼 혼자 100개 넘게 치는거 새삼 짜증난다 ㅋㅋㅋ

    다들 찍는 듯한 곳에서 인증샷도 남겨주고요.

    마지막에 프로샵도 구경했는데, 별로 괜찮은 상품이 없었다. 아쉬운대로 기념으로 볼마커라도 사야지 하고 봤는데 거의 3만원 정도라서 미련없이 뒤돌아서 나왔다.

    이렇게 돌이켜보니 역시나 행복했던 라운딩.
    대부분의 라운딩 후기마다 최고로 행복했단 말을 반복하는데, 매번 조금씩 다르게 행복하고 그래서 그 모든 행복이 진심이다.
    카츠라 라운딩은 첫 해외 가족라운딩이었어서 또 새로운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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