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시밀란섬 투어를 다녀온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아마도 하와이를 다녀온 뒤부터였던 것 같다.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달라진 건.
한 번 놀고 나면 차 안까지 모래투성이가 되고, 온몸에 달라붙는 모래도 귀찮고,
바다 한 번 가려면 한가득 챙겨야 하는 짐들도 번거롭고, 놀고 나서 바로 깨끗하게 씻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바다는 늘 번거롭고 귀찮은 무언가였다.
그런데도 어느 순간부터,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이던 물빛이 떠오르고,
각기 다른 짠맛을 품고 있는 바다들이 생각나고,
새벽과 낮, 그리고 노을녘마다 색을 바꾸던 풍경이 자꾸만 겹쳐졌다.
커다란 파도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고, 잔잔한 물결에는 몸을 맡겨 헤엄치고 싶었고,
무엇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안고 있던 시름과 걱정들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예쁘고 큰 바다가 있으니까, 그런 걱정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와이 바다에서 마음 가득 차는 사랑을 얻고
이번 휴가도 꼭 예쁜 바다로 떠나고 싶어서 푸켓으로 정했다.
푸켓에는 멀리 가지 않아도 예쁜 바다도 있긴 하지만, 멀리 가면 더 푸르고 더 깨끗한 바다들이 있다고 해서
섬투어는 한 곳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대략 어떤 섬 투어들이 있나 찾아보니 이렇게나 선택지가 많은 것..
- 피피섬 / 마야 베이 / 뱀부섬 / 필레라군..
- 제임스본드 섬/ 팡응아..
- 코랄섬 / 라차섬..
- 산호 섬/ 마이톤 섬..
- 수린 섬, 시밀란 섬..
게다가 소요 시간, 타는 배, 투어 시간대도 너무 다양해서 신혼 여행 때 몰디브 학과 졸업장 딴 뒤로 오랜만에 아찔한 폭풍 서치를 했다. 며칠을 둘러보다 보니 내가 선택하고 싶은 기준은 아래와 같았다.
1. 너무 힘들게 멀지는 않은 곳
2. 바다는 깨끗할 수록 좋다.
3. 요트/배의 컨디션은 당연히 쾌적할 수록 좋다.
아마 내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프라이빗 요트로 최소 반나절 이상 진행되는 프라이빗 투어를 선택해서 가고싶은 곳들을 골라서 갔을것 같다. 참고로 이런 투어는 한 요트당 대략 130만원 이상 쯤이었다. 여러명의 친구들이랑 간다면 이 정도 금액이면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요트를 하루 종일 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매우 피곤한 일이며, 일반 투어 요트들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과 붙어서 하루종일 지내야 함을 생각해보면. 하지만 둘이 130만원은 부담스럽다. 흑.
클룩, 마이리얼트립, 기타 여행 플랫폼들과 후기들을 몇날며칠 들여다봤고, 결론은 심플했다.
바다색과 수중환경은 배를 타고 멀리 갈 수록 예쁘다. 그럼 내 체력으로 갈 수 있는 최대한 먼 곳으로 고르자!
육지에서 먼 순서 : 수린 (스피드 보트 90분 이상) >> 시밀란 (스피드 보트 60분 이상)>> 나머지 섬들
솔직히 시밀란 섬도 보트로 60분.. 너무 힘들 것 같았고,
나머지 섬들도 예쁜 곳이 많고, 인스타 성지도 많아 보였지만,
수린섬과 시밀란섬은 1년 중 오픈되는 시기가 한정적이고, 다른 기타 섬들과는 비할 수 없이 바다 자체가 예쁠 것 같아서, 수린섬보다는 그나마 가까운 시밀란 섬으로 결정했다.
섬을 결정하고 나니 이제 어느 업체로 할지만 결정하면 된다.
일단 시밀란섬 투어는 멀고도 험하니까, 스피드보트보다는 좀 더 크고 안정적인 카타마란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거의 필수이고, 적당히 후기 많은 업체로 빠르게 결정했다.
어떤 업체인지, 상세 후기를 쓰지 않는 것은. 그냥 다 멀고 다 힘들고, 그날그날 배 같이 타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날씨가 어떤지 그 운이 압도적으로 큰 것 같다.. 서치와 계획을 이기는 그 날의 기운 🌟. 상세 비교는.. 세세하게 잘해둔 능력자 블로거님들이 많으니 참고하면 되는 것.
이렇게 오리발 빌려받고, 투어 팔찌 차고 시작한다.


수십명의 사람들과 카타마란 배를 타고 간다. 솔직히 타자마자 생각보다 힘든 하루가 되겠거니 생각했다. 생각보다 좌석 좁고, 수십명 단체 활동 자체가 힘들다.



검색하면 나오는 여러 뷰 포인트들에 내린다. 아마도 여기가 제일 유명한 포인트. 내리자마자, 아니 이미 가는 길부터 사실 바다 색은 몹시 예쁘다.




세일락에 올라가는 길에 살짝살짝 보이는 바다가 꿈같다.

체력 쓰레기인 나도 올라갈 법은 하다. 완전 쉽다~ 까지는 아니어도.


메인 스팟에 도착하면 보이는 뷰. 오기전에 인스타에서 이미 902371번 봤던 그 뷰.
푸켓 왔으면 이거 봐야지 어떻게 안 보는데. 약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p) 뷰. (ᐡ o̴̶̷̥᷄ ̫ o̴̶̷̥᷅ ᐡ)



인스타에서, 온라인에서 수십만장의 사진이 있겠지만 아무튼 감동적으로 예쁘므로 많은 사진 투척. ❤︎⸝⸝◝ࠏ◜ ⸝⸝❤︎



제일 메인 포토스팟보다 좀 더 올라가서도 본다. 그럼 이렇게 더 먼~ 바다가 보인다. 가슴이 뻥- 뚫리고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지는 순간. 바다에서 스노클링 하는 배를 봤는데, 반짝이는 예쁜 바다를 보니 주책맞게 왠지 눈물남.



뷰 포인트에서 내려와서 약간의 바다를 즐겨.. 볼까 했지만 햇볕이 미친듯이 강해서 3분 정도 걷다가 포기한다. 예쁘긴 오지게 예쁘다.



해변 쪽 말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그나마 나무들 덕에 그늘이 좀 있다. 중간에 매점 같은 곳이 있어서 간단한 음료,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사먹을 수 있다.



그리고 투어에 포함된 점심 식사. 배급식이다. 사진은 최선을 다해 깨끗하게 찍었지만, 비위가 약하거나 위생에 예민한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식사였다. 사진도 못 찍었음 주의.

카타마란에서 몇개의 스탑을 이동하면서 사이사이에 이런 간식도 준다. 물놀이하고 나면 몹시 배고프므로 소중한 식량이다.



그리고 다른 스팟에 가서 바다 한 가운데서 스노클을 하는데, 시야가 괜찮은 편이었지만 아주 알록달록한 물고기가 많지는 않았다. 오키나와 바다가 더 시야도 좋고 알록달록한 물고기도 많았던 기억.
대략 아침 9시쯤 배를 타서, 배에서 내리니 4시 반 경 정도가 되었다.
온전히 하루를 바다에서 보낸 하루. 투어 상품이라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바다는 정말이지 사랑이다.
언젠가는 꼭 프라이빗 요트로 조금 더 여유롭고 자유롭게 보내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푸켓의 다른 바다들도 가보고싶다.
이 날 비키니 위에 하와이안 셔츠랑 반바지를 입고 시작해서,
스노클링은 비키니 위에 구명조끼 입고 했는데 – 아마 정말 바다에서 수영한 시간은 한시간도 채 안될것..
푸켓의 햇볕이 어찌나 강했는지 다리 뒷면에 눈뜨기 보기 힘든 대왕 두드러기 들이 올라왔다. 😱😱
너무 아프고 따갑고 뜨거워서 한 이틀을 숙소에서 차가운 음료 캔과 병을 깔고 누워서 요양했다는 뒷이야기..
이 날 이후로 다시 한번 다짐했다. 열에 취약한 내 피부를 잊지 말자. 단 몇분만 바다에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전신 래시가드, 레깅스를 입자.
결론 : 바다는 사랑. 래시가드는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