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오아후에서의 일부 라운딩들은 잠시 뒤로하고 순서 폭망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좋았던 하와이 마우나라니 골프 후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하와이에서의 한달동안, 꼭 가고싶은 골프장이 어디일까 찾아봤을 때,
오아후의 코올리나, 터틀베이, 그리고 빅아일랜드의 마우나라니, 나네아 골프 클럽이었다.
이 중에 나네아는 퍼블릭이 아니며 (퍼블릭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회원수 200명 정도의 극강의 프라이빗 골프장으로 갈 방도가 이번 생은 없을 것 같아) 빠르게 슬프게 포기했고, 빅아일랜드를 갈 거라면 최소 두 곳에서는 라운딩을 해보고 싶어 빅아일랜드에서는 마우나 라니와 마우나 케아 골프장을 선택했다. 마우나 라니에서도, 메인인 사우스 코스를 택함.
둘 다 가본 사람들의 후기가 많지 않았지만, 몇몇 후기 글을 보면 (사실 후기 서치 광인) 마우나 라니가 비할 수 없이 정말 좋았다는 의견들이 좀 있었고, 그만큼 나도 마우나 라니에 대한 기대를 품고 갔던 것 같다.
사실 하와이에 오려고 하와이 골프장들을 찾아보기 전까지는 마우나 라니 라는 골프장을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어찌보면 몇 안되는 후기 글들에 + 개인적으로 꽤나 신뢰하는 구글 정보에 의존해서 선택한 골프장이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마우나라니에서의 라운딩은 내 인생에서 손에 꼽게 행복한 경험이었다.💚
코스, 그린, 잔디, 풍경, 날씨, 습도, 온도,,, 모든것이 완벽했고 사랑이었다.
하와이 한달살기의 최정점이었고, 마우나 라니에 가기 위해 하와이에 다시 가고 싶고, 하와이에 가는 골퍼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마우나 라니에서 라운딩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글, 사진, 동영상으로는 실제 느낌을 전달하기 어렵겠지만, 이 날의 모든 것을 나도 기록해두고 싶으므로 최대한 자세히 풀어봐야지.
🚨오늘 글, 사진 매우 많고 김 주의🚨
마우나라니는 빅아일랜드의 와이콜로아 쪽에 있는 골프장으로, 코나 공항에서는 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참고로 우리는 빅아일랜드에서는 에어비앤비에서 지냈다. 우리도 더웨스틴 하푸나비치 이런 데 묵고 싶었지만 해도해도 너무 비쌌다. 혹시나 해서 알아봤지만 내가 알아봤을 때는 이미 남은 방들은 1박에 150만원. 허니문 아니니까 골프에만 집중하기로. 정신승리!
암튼 우리는 이동이 편하도록 와이콜로아 빌리지 쪽의 30만원 미만의 에어비앤비에 묵었고, 여기서는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였다. 빅아일랜드에서도 TURO 앱으로 차를 렌트했다.
우리의 티옵시간은 평일 오전 9시 20분. Tee Off 에서 예약했고, 가격은 한 사람당 257불이었다. 조금 더 일찍 예약하면 얼리버드 할인 등을 받을 수 있었는데, 거의 가기 직전까지 빅아일랜드에 지내는 날들 중 가장 날씨가 좋은 날에 가려고, 또는 혹시나 비가 올까봐 일기 예보를 보느라고, 라운딩 5일 전에 예약했더니 요 금액이었다. 257불.. 역시 비싼 금액이지만, 하와이 물가 이미 익숙해진 월급쟁이는 잠시 이성을 놓고 행복을 만끽한 한달이었던 것으로.
그리고 당연히, 마우나 라니 역시, 꼭 둘이 플레이 하고 싶어서 4명 자리가 모두 남아있는 티타임중에 골랐다. 다행히 조인되는 사람은 없었다. 조인되는 사람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18홀 플레이 하는 내내 앞팀도 뒷팀도 못 봤다. 이 좋은 골프장을 전세 내고 치는 줄.
이 쯤에서 다시 한번 하와이 골프 예약 방법은 이전글 참고!

참고로 지금 마우나라니 공홈의 티타임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해보면 9시대는 318불이다ㅎㅎ. 골프도 오늘이 가장 싼 것일까. 아무튼 나는 좋은 골프장이니만큼 가격을 떠나서 가장 좋은 시간대에 라운딩하고 싶어서 9시 20분을 택했다.
개인적으로 8시 이전 티는 일상(?) 루틴에서 벗어난 느낌이라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임. 실제로도 안 그래도 못치는데 새벽부터 움직이면 더 못치는 느낌적인 느낌.
9시 20분 티지만 여유있게 도착하고 싶어서 일찍 움직였다. 가는 길부터 빅아일랜드의 대자연을 느끼며.


마우나 라니 입구를 마주하며 남편이랑 소리를 한껏 질렀던 기억이 난다.
이 때 들었던 노래 Lava는 우리의 하와이 & 마우나라니 주제곡이 되었다.

마우나 라니 가는 길에 있는 마우나 라니 카페에서 커피, 아사이볼을 샀는데,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내 입에는 너무 셨고, 아사이볼도 그냥그랬다. 음식 안 가리는 남편 이럴 땐 매우매우 칭찬함 ^^ 🫶
그리고 바로 옆에 마트에서 롤 하나를 사갔다. 아침을 거하게 먹고 싶진 않아서, 카트에 놓고 라운딩 초반에 맛있게 잘 먹었다.



여유있게 도착했다보니 프로샵을 먼저 구경했는데, 마우나 라니 프로샵은 정말정말 크고 상품이 많다. 특히 남자 옷이 살만한 것이 많았다. 세일 랙이 따로 있는데, 남편은 여기서 지포어 회색 반팔을 득템하고 바로 갈아입고 라운딩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70불은 확실히 안됐었다.
나는 마우나라니가 새겨진 장갑만 샀는데, 역시.. 여기서도 뭐라도 조금 더 살걸 돌이켜보니 너무 후회된다. 사진 별로 안 찍은 것도.





그리고 드디어 스타터 앞에 펼쳐진 연습그린. 설레서 딱히 연습에 집중도 안된다. 🤣
연습 그린 주변에서 본 코스 관리하시는 분들이 아마 코스 돌며 본 유일한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골프장 전세내고 치는 느낌.


큰맘먹고 아토맥스 볼을 또 꺼내고요. 마우나라니에서 막 산 따끈한 장갑과 함께 개시 인증샷!
한국에서 가끔 동반자들이 아토맥스 쓰면 정말 거리가 더 나냐고 물어보는데, 그걸 느낄 수 있는 만큼 플레이 내용이 좋은 날이 몇번 없기는 했지만 느낌뿐일지라도 조금은 더 나가는 것 같긴 하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드디어 플레이 시작.
파5 1번홀 화이트 티박스에서의 전경. 남편은 역시나 굿샷.

1번홀 세컨/서드 지점으로 가는 길. 페어웨이 상태도 말로 할 필요 없이 최상이다.

마우나 라니도 당연히 2인 1카트이고, 카트는 페어웨이 진입 가능하다. 골프는 내가 남편보다 못 치지만 골프카트 운전은 내가 조금 더 잘한다.


마음아프게 둘다 양파를 기록한 파3 3번홀. 남편은 저 현무암 사이 어디론가 빠졌고, 나는 탑핑 치고 티샷 이후 온탕냉탕 😂

시그니처 홀은 아니지만 바다를 건너가는 파3 홀을 처음 만나고 폭풍 찰칵찰칵. ㅋㅋ


그린에서의 뷰도 예술이고요. 사실 거의 모든 홀이 한폭의 그림같았다. 이렇게 다시 사진들만 돌이켜봐도 설렐 정도.

후반 해저드를 건너가는 또다른 파3홀. 티박스 주변에 오리가 엄청 많았다. 넘 귀여움 🦆🦢

남편보다 내가 두 티박스 앞에서 쳤는데 (화이트-시니어-레이디), 화이트 티박스 앞에 한개의 티박스 밖에 없고,
티박스 컬러가 좀 바래서 색이 잘 안 보여서, 여기가 레이디 티겠거니 하고 쳤다.
거리 찍어보니 레이디 티 치고는 해저드 넘어가는 것 자체가 빡세다 싶었는데 (캐리 125 미터 정도?) 유틸로 티샷해서 심지어 버디찬스를 얻어냈다. 그리고 그린 가는 길에 보니 저~ 멀리 앞에 레이디티가 있었던 것. 아무튼 버디찬스 만들었으니 더더욱 잘 친 것으로.


모든 홀이 좋았지만, 우리 부부가 제일 기분 좋게 플레이 했던 홀. 티샷도, 세컨도 바다를 향해 하는 홀이다. 뷰가 멋지기가.. 이루 말로 할 수 없고 정말 마음이 탁 트이고 모든 근심 걱정이 다 날아가는 기분.
그 와중에 둘다 티샷도 잘쳐서 기분 최상.


세컨 역시 바다의 맞바람이 엄청났지만, 믿지 못할 정도로 둘다 세컨도 잘 쳐서 다시 둘다 버디찬스.

여기서 버디 했으면 정말 행복했을텐데, 아쉽게 버디는 놓치고 역시 파를 기록했다. 사실상 파만 해도 기뻐 날뛰는 골린이인데, 이 날 모든게 좋아서 그랬는지, 플레이 내용도 스코어도 참 좋았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마우나라니 사우스 코스 시그니처 15번 파3 홀.
티박스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그린이 보이고, 실제로 가서 보면 뷰가.. 정말 미쳤다.
사진으로는 어차피 전달이 10%도 안된다. 그리고 뷰는 화이트 티에서가 훨씬 멋지다.
뷰를 만끽하느라.. 오히려 이 홀은 풍경을 잘 찍은 사진이 없다. 마음 속에 담아온 걸로.
남편은 티샷 잘 해서 버디 찬스, 나는 🌚 생크나서 오른쪽 현무암을 맞았지만 운이 좋게 그린 앞 페어웨이로 튀어나왔다.




지금부터는 몇번홀인지, 티샷, 세컨, 서드, 퍼팅 등이 100% 다 기억나지는 않는 .. 사진들.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대부분 라운딩 다녀오면 각 홀에서 내가 어떻게 쳤는지, 상대방이 어떻게 쳤는지 기억은 잘 하는 편이다.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 시원한 바다는 말없이 사진으로 감상해봅니다.



천국에서 티샷하는 듯한 남편. 티박스 상태까지 최최최최상이다.



바닷가 쪽에 있으니까 바닷 바람이 분명히 있긴 한데, 오히려 시원해 좋았고, 운이 좋았던 것인지 우리가 친 날은 플레이가 힘들 정도의 바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참으로 신나 보이는 남편의 뒷모습. 마우나 라니에서는 공 찾으러 가는 것 조차 이렇게 신날 일임.


빠지지 않으면 더 좋을 벙커긴 하지만, 벙커 상태도 말할 필요 없이 좋다.





그린도 정말 예술이다. 빠르고, 깨끗하고, 정직하고, 어려움.
마우나라니 찬양글 맞고요.
어느 홀이었을까.. 아깝게 버디를 놓쳤던 사진이다. 아토맥스 볼이 아닌 것을 보니 아토맥스는 태평양 바다 어딘가로 보내주고 디바이드로 돌아온 듯 😂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할 때 종종 자동차 도로도 지난다. 모든 길이 그림이다.




마우나 라니는 나의 소박한 골프 경력 중 단연코 최고의 골프장이었고,
3N년의 인생 중에서도 손에 꼽는 최고의 기억이었다.
이럴려고 그렇게 열심히 일했구나. 꾹 참고 버텼구나. 그랬던 보람이 있구나. 보상받는 기분이었고, 뭐랄까, 내가 행복이란 바다에 풍덩 던져진 듯한 느낌이 들었달까. 하와이에서의 한달동안 매일이 행복했지만, 마우라니는 정말 특별하게 행복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역시 하와이에 가는 골퍼라면 반드시, 꼭!! 마우나라니 사우스 코스에서 플레이를 하기를 강력히 주장한다.
그리고 나도 다시 가기 위해 또 열심히… 작고 귀여운 월급을 다시 열심히 모아본다.
차마 글로도, 사진으로도 그 날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기는 어렵지만
최고의 라운딩이었던 하와이 마우나 라니 사우스코스에서의 후기를 마무리 해본다.
마우나라니 라운딩 후 웨스틴 하푸나비치에서의 식사와 해변 수영은 다음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