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여행 2 (비에이투어, 준페이, 흰그림자투어 후기)

2024.01.07 (토) 삿포로 여행 둘째날, 대망의 비에이투어!
삿포로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떠올릴 것이고,
대부분이 그렇듯 나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을 보고 삿포로를 가야겠다 싶었으니, 이 비에이 투어에 정말 많은 기대 + 준비를 했다. 

삿포로여행 비에이투어 준페이 흰그림자투어 후기

비에이투어

처음 삿포로에 대한 이미지는 당연히 인스타에 넘쳐나는 새하얀 설원 위 나무 한그루가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이미지였다.
삿포로에 가면 당연히 이 풍경을 보는 줄 알고, 삿포로에 대해 매우 무지한 상태에서 항공권부터 끊었었다.

그리고 나서 서치해보니,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비에이라는 지역에 있고, 비에이 지역은 렌트카 vs 투어 상품 말고는 방법이 없는 지역이었다. 
외국에서 눈길에 렌트카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투어 상품을 찾아봤는데, 20명 미만의 투어는 이미 자리가 다 찼고 (11월 초 경 알아보았던 걸로 기억함), 결과적으로 40명 이상의 대형 버스 투어 상품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투어 상품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했지만, 준페이 예약이 확정적이고, 그래도 60명 버스가 아니라 ㅠㅠ 50명 미만이 간다는 흰그림자 투어를 선택했다.

스팟별로 후기는 사진이 많아 길어질 것 같으므로, 요약 먼저 남기면 아래와 같다. 

1. 탁신관 : 생각보다 갤러리 예쁨. 사진 찍는 시간과 분배 잘 해서 갤러리 보는 것 추천 
2. 청의 호수 : 겨울에 호수 안 보임. 뒤로 눕는 릴스 영상 맛집(이라고 함)
3. 흰수염폭포 : 멋짐. 메인 뷰 말고 반대편 뷰도 예쁘므로 꼭 양쪽 다 보기. 

4. 준페이 : 카레말고 무조건 덮밥 시키기(카레 그냥 아는 그맛임). 덮밥은 3피스만 먹어도 충분. (4피스까지 안 먹어도 됨)
5. 크리스마스 트리 : 포즈 미리 생각하면 사진 많이 찍을 수 있다(고 함) 
6. 닝구르테라스 : 화장실 깨끗하고 많음. 마지막 코스니까 꼭 들리기.

그럼 사진과 함께 좀 더 자세한 후기. 

비에이로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본 풍경들

삿포로 여행

휴게소

초반에 두번의 휴게소를 들렀다. 첫번째 휴게소는 화장실과 편의점만 있는 휴게소인데 시간이 모자라 사진은 못 찍었고, 타이밍의 문제겠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흡사 설날 경부고속도로 휴게소 같았달까. 

아래 사진은 두번째 휴게소. 휴게소라기엔 콘 고로케, 감자 고로케, 라벤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고, 곳곳에 나름 사진 찍어도 예쁘게 나오는 풍경이었다. 고로케는 맛있지만 아는 그 맛이므로, 점심에 준페이도 가실 분들은.. 하루종일 튀김을 먹고 배탈나지 않도록 주의 요함. 경험담이라는 슬픈 이야기. 여기 화장실 매우 쾌적하므로 초반에 화장실 가실 분들은 여기 화장실 추천. 그리고 작고 귀여운 눈썰매 한번 타기. 귀엽고 재밌고 웃기고 신남. 

탁신관 

비에이를 유명하게 만든 마에다 신조의 갤러리가 있는 탁신관.
대부분 산책길을 걷고 사진을 담느라 바쁘지만, 시간이 된다면 갤러리도 꼭 보시기를 추천한다. 사진들이 정말 예뻤다. 맘에 든 김에 엽서 10장 세트 구매. 1100엔 정도 했던 것 같다. 
산책길은 역시 인스타에서 본 대로 예쁘다. 다들 사진 찍느라 앞으로 진행이 안되는. ㅋㅋ 

탁신관 입구
어딜봐도 예쁜
걷기만 해도 좋은 산책길
어딜가나 보이는 눈토끼
친구랑 하트
뽀드득 눈도 밟아주고요

청의 호수 

애석하게도 겨울에는 꽁꽁 얼고 눈에 덮여 호수를 볼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눈밭 위로 서있는 나무들의 풍경도 생경하고 멋졌다. 호수는 못 봤지만,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를 볼 수 있고, 새하얀 눈밭이 펼쳐져서 삿포로 눈밭에 몸을 던져 눕는(?) 릴스 동영상을 맘껏 찍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도 찍었으나 망했다. 우리처럼 망하지 않으려면, 겁내지 말고 반드시 등을 던져 누워야 한다. 무릎을 굽혀 앉는 것처럼 엉덩이가 먼저 닿으면 영상은 폐기각 ^-ㅠ 

흰수염폭포 

장관이다. 가장 압도적인 스케일의 풍경이었다. 대부분 폭포 자체를 사진 찍느라 바쁜데, 반대편의 물줄기가 흘러가는 뷰도 정말 예쁘니 꼭 함께 봐야한다. 여기는 인물이 나오는 인증샷이 적은 이유도 알았다. 다리 위에 올라가서 보는 거라서, 다리 구조물 때문에 예쁜 인물 사진과 멋진 폭포의 느낌을 다 담기에는 어려워보였다. 대신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영상은 지금도 힐링 영상. 

비에이투어
비에이투어

준페이 점심 식사 

흰그림자투어는 준페이 점심 식사 예약이 무조건 확정되는 투어였다. 오전 투어 중 버스 안에서 가이드님이 어떤 걸 먹을지 미리 메뉴 주문을 받으신다. 새우튀김덮밥(3피스)/새우튀김덮밥(4피스)/새우튀김카레 셋중 하나 선택이고, 우리는 신나게 4피스 덮밥과 카레를 시켰다. 

준페이 가서 사진 또 안 찍은 사람 나야나… 사진은 없지만 후기만 말하자면, 새우가 정말 실하고 맛있고, 덮밥의 소스도 맛있다. 다만 카레는 다 아는 맛이고 특별한 점이 없다. 다시 간다면 각자 3피스 덮밥을 먹을 듯하다. 삿포로 클래식도 마셨는데, 튀김과 차가운 맥주 그리고 피곤함, 추운 날씨의 조합은 배탈을 야기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돌도 씹어먹는 20대 친구들은 괜찮겠지만 하나 더, 준페이 화장실 깨끗하지 않으니 입장조차 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후… 

준페이
준페이

크리스마스 트리 

대망의 크리스마스 트리. 이거 하나 보려고 삿포로 오는 사람도 많고, 나도 조금은 그랬고. 
그런데 가는 길부터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한국에서의 폭설과는 달랐다. 눈송이가 굵고.. 많고.. 또 굵고.. 많았다.. 정말 흐린 날은 사진에 트리가 잘 안 보일 정도인 적도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신나게 포토타임. 

그리고 요즘 인스타에서 삿포로 여행 인스타 vs 현실 이라고 해서 예쁜 풍경 뒤로 수십 수백명의 사람들이 사진 찍고 있는 컨텐츠들이 많이 보이는데, 비에이 투어가 사실상 각 스팟에서 뭘 한다기보다는 눈으로 보는게 대부분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 찍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아무튼 눈이 펑펑 오는 날은 푸른 하늘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나름대로의 운치가 어마어마했다.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

닝구르 테라스 

아기자기한 샵들과 조명이 어우러져 한번 쭉 둘러볼 정도였다. 실제로 살만한 건 못 본 것 같고, 길에 계단이 많아서 위험하니 조심해야한다.

닝구르 테라스 자체가 호텔에서 운영하는거라 호텔이 바로 옆에 있는데, 화장실이 많고, 쾌적하고, 넓으며, 보통 삿포로 시내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코스이므로 꼭 들르기. 주차장에서부터 닝구르테라스까지 거리가 되서 꽤 걸어야 하는데, 이 때 눈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와서 밤의 눈오는 풍경이 남다르게 예뻤던 기억. 쓰고보니 닝구르테라스 자체는 큰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흰그림자투어

닝구르테라스를 마지막으로 삿포로 시내로 컴백. 

우리 버스는 일부 인원들이 가이드님이 설정한 버스 탑승 시간을 조금씩 지키지 않아서 🥲 투어 종료 시간이 다른 투어들보다 20분 정도 늦었던 것 같다. 혹시 버스 투어로 가시는 분이 있다면 가이드님 말씀을 잘 들으시기를.. !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에 하차하니 대략 8시 15분 정도 되었던 듯. 

흰그림자투어 후기 

투어는 요약하자면 몇개의 스팟들을 순서대로 들르며, 각 스팟마다 20분~30분 정도의 자유시간을 주고, 다시 시간 맞춰 버스에 올라타는.. 거의 수학 여행 이후 처음 해보는 관광버스 대절 투어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투어는 안 가봤으므로 흰그림자투어를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괜찮았다. 가이드님도 많은 인원 통솔하며 힘드실텐데 노력하시는 것 같았다. 만약 대형 버스 투어를 간다는 친구에게는 추천할 것 같다.
다만, 내가 다시 비에이 여행을 간다면 그 땐 반드시 20인 미만 투어, 또는 렌트카 여행을, 또는 하루 숙박을 하며 천천히 둘러보고싶다.
정해진 루트와 일정임을 알고 갔음에도 영 아쉬웠고, 버스는 좁고, 게다가 눈에 젖은 수십명의 사람들과 수십벌의 패딩은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 점ㅠㅠ을 고려한다면,.. 다소 비싸겠지만 분명히 그 가치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쁘고 힘들고 길고 시원한 하루였다. 
이 날 스스키노에서 먹은 맛도리는…… 삿포로 맛집만 나중에 따로 모아 올려야겠다. 

삿포로 여행 첫날은 여기서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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